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17일 내놓은 ‘국제유가 상승과 거시경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을 유지할 경우 내년 경상수지 흑자는 배럴당 25달러일 때의 예상치인 44억달러보다 크게 줄어든 8억8000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또 소비자물가가 0.9%포인트 추가로 올라 연간 상승률이 4%로 치솟고 경제성장률은 투자와 소비위축 등으로 인해 0.6%포인트 하락한 5.2%에 머무는 등 내년도 거시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국제유가가 배럴당 35달러선의 초강세를 지속하면 내년 경상수지는 당초 예상보다 65억8000만달러나 급감, 21억4000만달러의 적자로 돌아서고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1.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경연은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면 수입물가와 생산원가의 동반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가 상황변화에 맞춰 거시경제 지표의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경제정책 운용 기조를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가급등에 따른 산업별 전망을 보면 휘발유 가격이 ℓ당 1420원까지 오를 경우 자동차 수요가 10.8% 감소하는 등 자동차 철강 시멘트 등 에너지 다소비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조사됐다.
정유와 석유화학, 화학섬유 등 유류 관련 산업은 원료가격의 상승으로 제품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만성적인 공급과잉을 감안할 때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해외건설은 고유가의 수혜업종으로, 정유와 전력산업은 원화절상의 수혜업종으로 꼽히며 반도체는 고유가나 원화절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