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반세기 동안 남북으로 끊어졌던 경의선 철도는 분단과 냉전의 상징이었습니다. 둘로 갈라진 우리 민족의 실의와 비원이 서린 곳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끊어진 경의선을 다시 잇는 오늘의 이 기공식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화해와 협력과 번영의 새시대로 나아가는 민족사의 새로운 출발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남북의 화해협력을 통한 평화와 번영이야말로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막중하고 긴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남북의 화해협력은 착실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의선 복원은 남과 북 모두에 커다란 도약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이끄는 견인차가 될 것입니다.
경의선이 연결되면 우리 기업들이 이를 통해 북한으로 가게되고 그곳에서 북한인력을 활용해 제품이 생산돼 남한과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입니다. 생산원가도 저렴해져서 그만큼 경쟁력이 높아지게 됩니다.
북한도 남한과 협력을 통해 많은 이득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남북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통해 민족 전체가 함께 번영하고 장차 있을 통일의 부담을 크게 줄일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경의선 복원은 또 육로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유럽대륙에 까지 우리 경제의 지평을 넓혀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우리는 지척에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을 두고 있습니다. 전세계 인구의 75%, 전세계 에너지 자원의 4분의 3이 우리 주변의 유라시아 대륙에 집중돼 있습니다.
무궁무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몽골과 러시아와 중앙아시아가 철로를 통해서 우리에게 값싼 원료와 유망한 시장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경의선이 연결되면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의 물류중심지가 될 수 있습니다.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거점으로서 세계경제의 중심축이 되는 한반도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뿐 아니라 경의선 복원은 반세기동안 허리가 끊긴 우리 민족의 상처를 치유하고 남과 북이 화합과 신뢰의 토대를 구축하는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남과 북의 군인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지뢰제거 작업은 동족상잔의 상처를 지우는 길이고 이 땅에서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다짐이며 지뢰가 사라진 그 자리에 신뢰의 싹이 돋아나 장차 평화통일의 꽃을 피우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적대와 반목의 시대를 마감하는 모범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힘을 모읍시다. 오늘 기공하는 경의선이 민족의 화합과 번영을 이룩하는 찬란한 출발점이 되도록 하자고 국민여러분에게 호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