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복원 기공식]金대통령 연설문(요지)

  • 입력 2000년 9월 18일 11시 44분


우리는 이제 끊겼던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습니다. 분단된 조국을 하나로 잇는 작업을 시작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남북으로 끊어졌던 경의선 철도는 분단과 냉전의 상징이었습니다. 둘로 갈라진 우리 민족의 실의와 비원이 서린 곳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끊어진 경의선을 다시 잇는 오늘의 이 기공식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화해와 협력과 번영의 새시대로 나아가는 민족사의 새로운 출발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남북의 화해협력을 통한 평화와 번영이야말로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막중하고 긴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남북의 화해협력은 착실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의선 복원은 남과 북 모두에 커다란 도약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이끄는 견인차가 될 것입니다.

경의선이 연결되면 우리 기업들이 이를 통해 북한으로 가게되고 그곳에서 북한인력을 활용해 제품이 생산돼 남한과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입니다. 생산원가도 저렴해져서 그만큼 경쟁력이 높아지게 됩니다.

북한도 남한과 협력을 통해 많은 이득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남북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통해 민족 전체가 함께 번영하고 장차 있을 통일의 부담을 크게 줄일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경의선 복원은 또 육로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유럽대륙에 까지 우리 경제의 지평을 넓혀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우리는 지척에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을 두고 있습니다. 전세계 인구의 75%, 전세계 에너지 자원의 4분의 3이 우리 주변의 유라시아 대륙에 집중돼 있습니다.

무궁무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몽골과 러시아와 중앙아시아가 철로를 통해서 우리에게 값싼 원료와 유망한 시장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경의선이 연결되면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의 물류중심지가 될 수 있습니다.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거점으로서 세계경제의 중심축이 되는 한반도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뿐 아니라 경의선 복원은 반세기동안 허리가 끊긴 우리 민족의 상처를 치유하고 남과 북이 화합과 신뢰의 토대를 구축하는 주춧돌이 될 것입니다.

남과 북의 군인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지뢰제거 작업은 동족상잔의 상처를 지우는 길이고 이 땅에서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다짐이며 지뢰가 사라진 그 자리에 신뢰의 싹이 돋아나 장차 평화통일의 꽃을 피우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적대와 반목의 시대를 마감하는 모범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힘을 모읍시다. 오늘 기공하는 경의선이 민족의 화합과 번영을 이룩하는 찬란한 출발점이 되도록 하자고 국민여러분에게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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