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의 주가하락에는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PC수요의 감소와 이에 따른 현물시장의 D램가격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지난 7월 중순을 고점으로 지금까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 7월 중순 850선을 고점으로 가파른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KOSPI와 쌍둥이 같이 닮은꼴이다.
최근의 미국시장의 상승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락세를 보여왔던 마이크론의 주가와 한국시장이 동조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나스닥시장과 KOSPI의 주가 동조화가 급격히 퇴조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실증적으로 6월이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의 주가와 KOSPI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면 이러한 관계를 더욱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6월 이후 지난 9월 18일까지의 하루 시차를 둔 두 변수의 상관계수는 0.65를 기록했다. 나스닥시장이나 다우지수의 영향력이 약화된 가운데 이정도의 상관관계는 상당히 밀접한 수치라 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7월 이후의 상관계수는 0.79였고, 8월 이후에는 0.81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즉, 전체 시장의 영향력은 줄어들었지만 특정 한 종목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의 영향력은 훨씬 높아졌다는 것이다.
예컨대 KOSPI 800선이 무너졌던 7월 19일 마이크론사의 주가는 90달러선이 붕괴됐었고, 700선이 무너졌던 7월 28일의 하루 전인 27일에 마이크론사의 주가는 80달러대가 무너졌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15일) 60달러선이 무너지면서 한국시장은 600선마져 무너지게 된 것이다.
일개 종목에 끌려다닌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한국시장이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금융 구조조정의 완성 및 자금 시장 기능 회복과 기관투자가의 제자리 찾기 등 발등에 떨어진 불이 급하겠지만 반도체 주식의 비중이 줄어들어야 가능할지도 모를 것이라는 엉뚱한 해법도 상상해 본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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