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는 벌써'겨울'

  • 입력 2000년 9월 21일 18시 45분


기업인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가 점차 냉랭해지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매출액 15억원 이상 2893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4분기(7∼9월) 기업경기의 상승 속도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4·4분기(10∼12월)에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3·4분기 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국제유가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일부 중견기업의 신용불안 등으로 기업인들의 심리가 위축되면서 97을 기록해 전분기의 102보다 낮아졌으며기준치(100)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업황 BSI가 기준치를 밑돈 것은 99년 1∼3월 이후 처음이며 올 들어 계속 낮아지고 있다.

BSI는 경기에 관한 기업가들의 의견을 지수로 표시한 것으로 100보다 높으면 경기가 좋다고 보는 기업가가 많은 것이고, 그 이하면 반대다. 즉 3·4분기 중 기업경기를 안좋게 보는 기업인이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 4·4분기 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107로 경기를 좋게 보는 사람이 더 많았으나 전분기 110보다 낮아져 경기 상승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김유곤(金有坤)산업분석팀장은 “경기가 계속 좋을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인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체감경기가 예전 같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컴퓨터 등 사무기기(138), 영상 음향장비(132), 자동차(132), 석유정제 코크스(123)쪽 기업은 경기가 좋을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목재 나무(75)와 비금속광물(85), 섬유(94), 조선 기타 운수(97)쪽은 경기가 나빠질 것을 우려하는 기업인이 많았다.한편 4·4분기 설비투자실행 전망 BSI는 전분기의 104보다 낮은 101로 조사돼 설비투자가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며 채산성 BSI도 92를 기록한 전분기보다 낮아진 86으로 수익성에 대한 기업의 전망이 다소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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