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대우차 채권은행들의 주가에 포드 인수 포기가 반영된 상태이지만 분할매각 방식으로 처리될 경우 또 한차례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금융권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은행주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라면 대우차 처리 전망에 따라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산업은행 등 대우자동차 채권단은 22일 분리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자료까지 내면서 일괄매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상황은 점차 정부와 채권단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인 파이낸셜타임스는 “GM이 현 조건이라면 대우차 인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채권단이 제안한 인수안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21일자로 보도했다.
은행권은 이 보도와 관련, GM측이 대우차의 폴란드 FSO와 국내 우량 자산만을 인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를 흘린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말 대우차 인수를 선언할 당시 폴란드 FSO만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바 있다. 채권단도 일괄매각을 추진하되 인수자가 선별적으로 인수를 희망할 경우 고려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문제는 이럴 경우 매각이 되지 않고 남아있는 자산은 청산이나 법정관리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 채권단의 손실이 더욱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우량자산만이 매각될 경우 잔존 자산은 다른 원매자를 찾아 또 다시 매각에 나서겠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금감위가 대우차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현 20∼50%에서 65%로 상향조정함에 따라 채권은행들은 추가적으로 6000억∼7000억원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형편이다.동원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은행의 부담은 이미 주가에 반영이 된 상태”라며 “다만 이는 매각대금이 4조∼5조원선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이뤄진 분석으로 매각대금이 더 낮아지거나 시간이 지연될 경우 은행주의 추가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