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기자 생생리포트] 성남 은행동 시영아파트 논란 가열

  • 입력 2000년 9월 24일 19시 00분


경기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시영아파트 건립과 관련, 성남시와 인근 주민들의 대립이 악화되고 있다.

97년 오성수 전 성남시장이 어린이 놀이터와 빈 터로 있던 이 곳 시유지 4400여평에 13∼18층 규모의 시영아파트 5개동 402가구를 지으려 하자 주민들이 주거환경악화 등을 우려하며 아파트 건립을 적극 반대,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현 김병량 시장이 당선된 후 아파트 건립을 전격 추진하면서부터 문제가 다시 불거지기 시작한 것.

특히 주민들은 “김병량 시장이 후보로 나서며 공사 중단을 약속하고 시장에 당선됐는데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주민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처사”라며 김시장 퇴진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과 성남시 공무원들이 여러 차례 공사현장에서 충돌, 18일에는 주민 이규항씨(52)가 늑골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는 등 대립양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성남시는 “현재 성남시 주택청약 가입자 수가 2만여명으로 전국 상위 수준이어서 주택 공급이 시급하다”며 “기존 시가지 주거 환경개선을 위해서라도 공사를 중단할 수는 없으며, 주민들의 부상은 몸싸움 과정에서 우연히 발생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성남시는 또 “은행동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아파트 건립 예정지 주변 빌라 386세대를 매입해 공원과 주차장으로 건설, 주민들이 우려하는 주거환경 악화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예산편성을 시의회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은행동 시영아파트 건립반대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의 조희태 공동위원장은 “지금이라도 공사가 중단돼야 한다”며 “이미 시장 후보시절 공사중지를 약속했던 시장이 그 약속을 저버린 상황에서 성남시의 주변환경 개선에 대한 공약을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 ‘백궁·정자 용도변경 반대 대책위’와 연대해 시장 퇴진 서명을 받고 있으며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김병량 시장 퇴진 운동본부(가칭)’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과 성남시의 의견이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성남시와 대책위는 8월1일 ‘은행동 시영아파트 건립 주민설명회’ 이후 별다른 대화가 없다. 성남시의 적극적인 대화의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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