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4·4분기(10∼12월) 기업자금사정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결과’에 따르면 총 자금수요 BSI는 130.8로 전분기(125.7)보다 크게 상승했다. 자금사정 BSI가 100을 넘으면 자금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
수치가 높을수록 자금수급이 원활함을 나타내는 자금조달 BSI는 109.4로 전분기(125.1)보다 낮아졌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기업들이 돈쓸 곳은 늘어나지만 자금을 끌어쓸 여건은 오히려 악화되는 셈이다.전경련 관계자는 “상당수 기업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부채상환용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금융시장 경색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보유자산이라도 팔아치우겠다는 자세”라고 설명했다.자금수요 BSI를 분야별로 보면 기업들의 투자축소와 경비절감 등에 따라 시설자금과 운전자금 BSI는 각각 116.5와 114.9로 소폭 상승한 반면 부채상환자금 BSI는 131.6에 달했다. 자금조달 BSI는 △회사채 96.9 △기업어음 77.9 △은행 97.5 △제2금융권 78.9 등으로 나타나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3·4분기보다 훨씬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기업금융의 가장 큰 애로요인을 묻는 질문에 26%가 은행과 제2금융권 등 금융기관의 대출경색을 꼽았고 고금리 15%, 여신관리규제 13%, 회사채 발행애로 12% 등의 순이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