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98년에 5개 은행이 퇴출되면서 이 믿음은 깨졌습니다.
우량은행과 부실은행이 구분되고 있는 거지요.
요즘 또다시 은행권이 시끄럽습니다.
9월말 6개 부실은행이 정부에 제출한 ‘자구안’에 따르면 은행원 3000여명이 실업자가 될 처지에 놓였거든요.
은행들이 기우뚱하면 예금자들도 불안하죠. 특히 내년부터는 예금 중 2000만원만 보호된다고 하니까요.
그럼 우량은행은 어떻게 구분할까요. 좀 복잡하지만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이란 지표(指標)로 판단합니다. 대략 ‘(자기자본/위험가중자산)×100’으로 구하는데 이때 8% 이하가 나오면 부실자산이 많아 은행이 위험하다는 뜻이죠.
은행들이 6월말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자기자본비율을 보면 한빛 서울 평화 광주 제주 등이 8%를 넘지 못했어요. 10% 이상인 은행은 주택 국민 신한 한미 하나 조흥 제일 등이었지요. 부실은행들은 공적자금을 달라고 정부에 손을 벌리고 있습니다. 부실을 메우고 나면 깨끗한 은행(클린 뱅크)이 되어 혼자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에 손을 벌린 한빛 조흥 평화 서울 외환은행은 앞으로 합병 등을 할 때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단, 부실은행과 거래하고 있더라도 너무 불안해하지는 마세요. 은행이 파산한 경우에만 예금을 전액 보장받지 못하며 합병 또는 금융지주회사로 편입되면 예금은 안전하니까요.
98년에 은행들이 퇴출될 때도 예금주가 돈을 못찾은 일은 없었습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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