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빚일부 출자전환" GM, 채권단에 공식요구

  • 입력 2000년 10월 12일 00시 15분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한국측 채권단의 대우차 지분 참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대우차로부터 받을 돈 가운데 일부를 출자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대우차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11일 “GM이 대우차의 예비실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같은 조건을 요구했다”며 “이에 대해 채권단이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예를 들어 대우차의 전체 평가액이 1조원일 경우 GM은 7000억원만 현금으로 정산하고 나머지 3000억원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출자하는 방식이다. 이 관계자는 “GM이 초기 투자부담을 크게 줄이고 미국의 증권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이 같은 방식을 고수한 것으로 안다”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지분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GM은 대우차 실사를 거쳐 일정한 평가액이 나올 경우 지분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만큼 현금을 투입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GM은 6월 실사 때 대우차의 가치를 20억∼40억달러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방식대로라면 GM의 현금지급 부담은 훨씬 줄어들게 된다.

한편 채권단은 이날 대우차에 무신용장 수출환어음(DA)매입과 수입신용장(LC)개설 등으로 약 1억5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논의했으나 일부 은행이 이를 거부, 당초 계획대로 전액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됐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채권금융기관 중 일부는 7월부터 신규자금지원은 물론 DA, LC 등의 지원도 일절 끊고 있다”며 “일부 은행에만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또한 대우차 7개 채권금융기관과 14개 대우계열 임원은 대우차구조조정협의회의 향후 운영방안과 관련, 구조협을 의장직 없이 한빛은행 김종욱(金鍾旭)상무가 간사를 맡는 비상설 협의체로 운영키로 했다.

<하임숙·이나연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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