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사상두번째 규모 올라… 전문가 “지금 사라”
뉴욕발 장밋빛 희망이 빈사 직전의 한국증시에도 단비를 뿌려줄 것인가.
서구인들이 싫어하는 ‘13일의 금요일’(현지시각)에 뉴욕에서 나스닥 주가는 사상 두 번째 규모로 폭등했다. 나스닥 지수는 6일 연속 하락세를 멈추고 사상 두 번째 상승률인 7.87%나 올랐다. 최근 약세를 지속해온 반도체 컴퓨터 등 기술주들의 선전에 힘입어 다우존스 지수도 1.57% 상승.
이날 뉴욕증시의 폭등은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이 최근 잇따라 반등 전망을 내놓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적 반등만은 아니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이 커 ‘월가의 여제(女帝)’로도 불리는 애비 조지프 코언은 지난 주말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생산성, 노동력 증가율과 비슷한 3∼4%의 성장을 거둘 것으로 보여 펀더멘털의 변화는 없다”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 주가는 너무 많이 떨어졌으며 지금이야말로 매수의 적기”라고 지적했다.
코언은 최근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뮤추얼펀드의 납세 마감일이 10월31일이라는 점을 꼽았다. 뮤추얼펀드의 경우 납세 마감일을 앞두고 세금 절감을 위해 하락종목을 매도, 손실을 현실화함으로써 상승 종목의 이득과 상계시키는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 이번에는 이같은 세금 절감용 매도 종목이 나스닥 시장의 첨단기술주로 집중됐고 이에 따라 나스닥 지수가 크게 출렁거렸다는 분석이다. 코언은 스탠더드 앤 푸어스(S&P)500 지수의 경우 15% 가량 저평가됐다고 평가.
페인웨버의 수석 투자전략가 에드워드 커시너도 “현재 주가는 98년 이후 가장 매력적인 매수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메릴린치 증권사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의 주가 수준은 내년과 내후년을 대비할 중요한 매수 시점에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략가들은 구체적인 반등폭을 내놓고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의 투자전략가 마셜 아쿠프는 “전례를 볼 때 9, 10월은 증시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가 지나고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지수가 반등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다우지수는 1만1500포인트까지 반등할 것이며 나스닥은 3000∼4000포인트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웨스트펠리아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애널리스트 피터 카딜로는 좀더 낙관적으로 나스닥 지수가 연내 4000∼4200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낙관적인 전망이 일색인 가운데 일부에서는 “앞으로 발표될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따라 또다시 주가가 출렁거릴 우려가 높다”며 조심스러운 ‘경계 경보’를 내놓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주는 중요한 한 주가 될 전망. 세계 최대 은행인 시티그룹을 비롯해 메릴린치, 체이스맨하튼, 찰스슈왑 등 굵직굵직한 금융회사와 인텔, IBM, 아메리카온라인(AOL), 마이크로소프트, EMC 등 대형기술주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질 계획인 것.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