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보고서]한국 국가신용도 상향가능성 낮다

  • 입력 2000년 10월 20일 19시 05분


미국계 금융기관인 메릴린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메릴린치는 매달 펴내는 ‘아시아전략(Asian Strategy Monthly)’ 보고서 10월호에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가능성이 석달 전보다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메릴린치는 이와 함께 자체 한국 국가신용 전망을 ‘긍정적(positive)’에서 ‘다소 긍정적(moderately positive)’으로 낮췄다.

보고서는 이같은 전망의 근거로 한국정부의 개혁추진 부진을 들면서 “기업구조조정이 정체되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현 수준에 묶어둘 수밖에 없다”는 최근 S&P의 발언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현재 S&P와 무디스는 한국에 대한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의 하위단계인 BBB, Baa2로 각각 평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외국계 증권사 국내지점 관계자는 “퇴출의 예외가 되는 기업이 하나 둘 나타나고 고액 해외송금 사전 신고제로 외환시장 자유화도 퇴색하는 등 한국정부의 개혁의지를 의심케 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릴린치 보고서는 정부의 추가 공적자금 조성과 2단계 금융구조조정 추진 발표는 과거에 비해 훨씬 종합적인 조치였다고 평가하면서도 해외 투자자들의 심리를 좋은 방향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편 올해와 내년 중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종전과 같이 각각 8.3%와 5.7%로 유지했다. 또 원―달러 환율이 4·4분기(10∼12월) 1110∼113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12개월 뒤 환율 전망치는 유가상승을 반영해 당초 1050원에서 11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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