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탈라인파문 증시 대처]재무구조 튼튼해야 맘 든든

  • 입력 2000년 10월 23일 18시 46분


한국디지탈라인(KDL)의 부도가 증시에 상장(등록)된 기업의 재무리스크를 다시한번 부각시키고 있다.기업성장성도 중요하지만 투명한 재무구조와 재무안정성이 투자 판단의 기본이 돼야 함을 확인 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재무안정성에 비중을 둬야하는 이유〓부실기업 퇴출발표를 앞두고 연말 자금사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만 10조원을 웃돈다. 일각에선 상당수 발행기업이 대그룹에 속한 상장사로 자금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이들 대기업이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시중 자금사정이 일시적으로 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 메리츠증권 조익재연구원은 “KDL 부도사건 역시 유사한 인터넷 소형업체들의 자금문제를 부각시키면서 관련 업체의 연쇄도산을 촉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연구원은 상장사의 부도가 증가한 지난 92년과 IMF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엔 금리가 급등하고 신용위기가 증폭되면서 재무건전도가 낮은 기업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며 “반면에 재무위험이 별로 없는 기업의 주가는 종합지수 대비 초과수익률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투자전략은〓투자리스크를 줄이려면 적어도 연말까지는 재무리스크가 있는 기업을 피해야한다는게 중론. 당분간 증시침체가 지속되고 상장사 부도사태가 불거지는 상황이 펼쳐진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어떤 재무적 지표를 투자종목 선정의 잣대로 해야 할까. 사실 지금까지는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냐 없느냐는,즉 이자보상배율이 높은 기업을 우량종목으로 간주해왔다.

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국내 기업의 고질적인 관행인 분식회계의 가능성 때문이다. 조익재연구원은 “기업사정이 어려울수록 분식회계의 유혹이 커진다”며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 등을 과대계상하면 이자보상배율은 얼마든지 ‘크게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한 의류업체가 재고자산의 가치를 장부상에 1만원으로 기재해놓고,실제로는 80% 할인해 팔았다면 이자보상배율 지표는 별 의미가 없다느 설명이다.

따라서 매출규모와 비교해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이 기형적으로 많은 경우 한번 의심해볼 필요가 있으며 관계사의 부실여부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증시전문가들은 “이자보상배율과 함께 자기자본이익률,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지표를 종합적으로 체크하되 내수 관련 경기방어주(도시가스 등) 등 최근 경기상황에 부합하는 종목을 고르는게 안정적이다”고 말한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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