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공무원이 민간기업인으로 변신하면서 남긴 ‘이직의 변’이 화제다.
주인공은 김정곤(金正坤) 전 산업자원부 공보관. 반도체 검사장비회사인 연우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지인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25년간의 공직생활을 접는 심정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개발경제 시대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땀흘렸던 것처럼 디지털 시대, 새로운 변화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보겠다.”
그의 ‘공직 이력서’는 화려했다. 대학 3년 때 행시 17회에 최연소로 합격해 최연소 과장 국장 기록까지 잇달아 세웠다. 산자부 내 승진 코스인 장관비서관, 총무과장도 모두 거쳤다. 그런 만큼 변신의 변에는 많은 고민과 자기성찰의 흔적이 담겨 있다.
“공무원의 눈은 원시(遠視)가 되기 쉽다. 큰 것(매크로)을 보느라 나무를 살피지 못하는 답답함이 있었다. 이젠 생생한 마이크로(기업)의 세계에서 나무가 어떻게 싹트고 자라는지 들여다보고 싶다.”
김씨가 새 둥지를 틀 연우 엔지니어링은 그의 후배 이건환사장이 94년 설립해 미래산업과 관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유망 기업. 이사장은 김씨를 새 사장으로 영입해 일체의 경영권을 넘겨주고 새로운 사업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