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약해진 증시체력을 감안하지 않고 1억주가 넘는 물량을 상장시킨 증권당국의 무감각한 증시행정을 질책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첫날 대량거래의 의미〓한국중공업은 이날 공모가보다 200원 높은 5200원에 시초가가 형성,대량거래의 스타트를 끊었다. 오전장 한때 5850원까지 상승(12.5%)하다가 공모가인 5000원으로 주저앉는 등 장중 변동폭이 15%에 달했다. 종가는 190원(3.8%) 하락한 5010원으로 마감,공모가를 겨우 지켰다.
눈길이 가는 대목은 상장 첫날 544만주(거래량 기준 7위)를 웃도는 대량거래가 형성됐다는 점. 한중의 상장주식수는 총 1억420만주로 이중 24%인 2500만주가 일반공모로 팔렸다. 우리사주 조합분(1042만주)을 제외하면 실제 거래소에서 유통되는 물량은 1450만주라는 계산이다. 상장 첫날 유통가능물량중 무려 37.5%가 거래된 셈이다.
신한증권 박효진연구원은 “대부분 개인물량이 시장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증시상황을 감안할 때 액면가인 5000원도 안심할 수 없는 가격대라는 심리가 작용한 듯 하다”고 말했다.
▽향후 주가전망은〓단기적으로는 액면가 미만 추락도 감수해야할 상황이다. 기업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현상은 비단 한중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유일의 종합발전설비업체인 한중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중장기적 전망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현대증권 박준형연구원은 “발전설비 일원화로 국내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게 됨에 따라 2001년 이후 한중의 매출과 수익은 급격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선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북한 경수로 1,2호기 건설 참여,담수설비분야 및 민자발전사업부문으로의 성공적인 사업다각화 등 호재로 작용할 재료가 많다는 것.
그러나 한국전력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높다는 점과 내년까지로 예정돼있는 민영화작업이 원활하게 추진될지 여부는 주가향방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
한편 현대증권은 한중의 적정주가를 8600∼9100원,세종증권은 5413∼7490원으로 각각 추정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