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과 지표 ‘같이 논다’〓29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9월들어 경기 동행지수가 전달보다 0.5포인트 낮은 99.7로 100선 밑으로 다시 떨어졌다. 8월중 이 수치는 100.2로 수치상으론 경기 활황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됐었다.
경기지수가 이처럼 나빠진 것은 지난달 실물경제지표 증가율이 일제히 둔화됐기 때문. 산업생산증가율은 9월중 15.1%로 떨어졌고 제조업가동률은 78.1%로 추락했다.
도소매판매증가율은 6.1%로 상반기 평균수치인 13.4%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성적이었다.
8월 실적과 비교해서는 너무 우울한 성적표이다. 통계청은 이처럼 9월지표가 나쁘게 나타난 것에 대해 추석이 예전보다 일찍 다가와 8월중 추석에 대비한 생산이 크게 늘어난 데 대한 반락요인으로 설명했다.
▽경기 재상승 어렵다〓통계청 박화수(朴華洙) 경제통계국장은 “반도체 생산과 수출이 실물경제지표에 큰 영향을 발휘한다”며 “향후 경기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향후 경기에 대한 어두운 전망은 민간에서 벌써부터 제기돼왔다. 반도체 수출전망이 결코 밝지 않다는 것이다.
▽산은, 내년 경제전망 둔화 전망〓산업은행은 29일 ‘최근 경제동향과 2001년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경제는 국내총생산(GDP)이 연 5.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등은 내년 GDP증가율을 5%대로, 산업연구원(KIET)과 LG경제연구원은 6%대로 예측한 바 있다.
산업은행은 그러나 2차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 추진이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할 경우 자금시장이 얼어붙고 금융불안이 확산돼 성장률은 크게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산은 관계자는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경제위기를 경험한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체제 3년차에 들면서 경기가 둔화되기 시작, 4년째엔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이는 구조조정 부진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올 하반기 GDP증가율은 상반기 11.1%보다 떨어진 7.4%에 그쳐 연간으로는 9.1%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정경준·최영해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