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사실상 퇴출]빚보증선 대한통운은 어디로

  • 입력 2000년 10월 30일 23시 08분


채권단이 동아건설에 대한 자금지원을 거부, 사실상 퇴출쪽으로 가닥을 잡자 동아건설에 거액의 빚 보증을 선 대한통운의 운명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채권단은 순수 지급보증 7000억원과 담보로 잡은 부동산 3000억원을 합쳐 대한통운의 연대보증채무가 1조원에 이르지만 7000억원만 갚는다면 모든 채무를 없애주겠다는 입장. 대한통운은 동아건설 채무에 대해 3000억원어치 담보를 제공했다.

반면 대한통운은 지급보증과 담보에 겹치는 부분을 빼고 나면 실제 보증채무는 7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며 이 중 2025억원 정도는 보장해 줄 수 있다고 맞섰다. 채권단과 대한통운이 약 5000억원에 이르는 견해차이를 보이는 상태.

양측은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최근 제3의 평가기관의 힘을 빌려 대한통운이 감당할 수 있는 적정 부담능력을 산출한 뒤 다시 협의하자는 데 합의했었다.

그러나 채권단 관계자는 30일 “동아건설 사태가 급진전된 만큼 지금까지 대한통운과 벌였던 빚 보증 해소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하고 완전히 새로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언, 적극적인 채권행사를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문제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대한통운은 채권단이 능력에 부치는 채무이행을 요구할 경우 법정관리 신청도 불사하겠다는 계획. 대한통운 관계자는 “채권단의 요구액을 그대로 다 수용하면 우리 회사도 살아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통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주가도 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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