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영재의 월가리포트] 금리인하 기대로 다우지수 들썩

  • 입력 2000년 10월 31일 18시 59분


3·4분기 미국 GDP 성장률이 당초 기대에 못미친 2.7%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시장의 기대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내려가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당초 시장은 경제 성장 속도의 둔화로 3·4분기에는 2·4분기에 기록한 5.6%라는 성장률까지는 안되겠지만 최소한 3.6%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이에 미치지 못했고 따라서 연착륙에 대한 기대도 어렵게 됐다. 즉, 작년부터 6차례나 이어진 금리 인상에 대한 효과로 경기 과열국면은 진정이 됐지만 경기 조절 속도가 지나쳐 경착륙(경기 급랭)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서의 평가는 상반된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기대 이하의 성장률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반영하며 다우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주가가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변수인 금리의 인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작년 금리 인상정책이 개시된 이후 주식시장이 줄곧 하락추세를 이어왔고 또 9월부터 주가 하락이 심화되면서 다우지수 1만포인트가 무너지자 이제는 금리를 다시 낮춰서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제기됐었다. 그러나 경기 과열이 해소됐다는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이러한 주장에 힘이 실리지 못해왔다. 이제 GDP성장률 축소가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동시에 정책당국자들도 이런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11월 15일의 금리조정 회의인 미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바로 조치가 취해지진 않겠지만 그 시기가 앞당겨지리라는 전망이다.

한편, 주식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의 혜택이 모든 종목에 골고루 돌아가지 않는 모습이다. 전통 제조업과 금융주가 몰려있는 다우지수는 연일 반등을 기록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해 큰 기대를 나타낸 반면 첨단 기술주들이 중심인 나스닥시장은 아직도 바닥을 헤메고 있다. 만일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정책이 펼쳐진다면 가장 수혜를 받는 종목군이 경기관련 대형주들과 금융주가 될 것이라는 점과 현재의 경기 둔화기에도 좀더 안전한 대기업이 선호되기 때문에 전통산업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결과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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