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車 부평공장 가동중단…협력업체 부품 공급안해

  • 입력 2000년 11월 9일 23시 07분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은 9일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대우차는 이날 협력업체들이 납품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며 부품공급을 중단해 공장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대우차는 이날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열고 공장정상화 대책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해 가동 중단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자동차 해외매각을 새로운 방식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정부 및 대우차 고위관계자는 9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매각협상 결렬에 대비해 외국계 자본이 참여하는 구조조정 전문회사(CRV)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대우 계열사의 구조조정을 위해 CRV를 만드는 방안이 논의됐으며 현재 골드먼삭스 등 몇몇 외국계 투자전문회사가 CRV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향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대우차 관계자도 “당초 대우차를 제외한 대우 계열사의 구조조정을 이 같은 방식으로 논의했는데 포드가 대우차 인수를 포기하면서 대우차도 대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포드가 대우차 인수를 포기한 뒤 GM이 단독으로 협상대상자로 떠오르자 대우차 매각 대금이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GM과 벌이고 있는 매각협상은 지속하지만 만일 GM이 나쁜 조건을 제시할 경우 CRV에 대우차 관련 여신을 모두 넘길 예정이다.

이 경우 채권단은 CRV로부터 현금과 지분을 절반씩 받게 되고 경영이 정상화될 경우 CRV 주식을 팔아 기존 여신분을 회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서는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자동차 산업에 대해 비전도 없이 단순히 투자금 회수만을 위해 이 같은 방식의 대우차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두영·하임숙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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