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은 15일 오후 현대기아자동차 정몽구(鄭夢九) 회장과 만나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 명예회장의 현대차 지분 2.69%를 자사주 형태로 매입하고 △현대오토넷을 인수하며 △현대건설의 철구사업본부를 인천제철이 인수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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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장은 이에 대해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위원장은 이에 앞서 정몽준(鄭夢準) 현대중공업 고문과도 만나 현대중공업이 현대건설 본사 사옥을 매입하고 현대중공업이 보유 중인 현대전자 지분을 정리하는 데 협조해 주도록 요청했으며 정고문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측은 1조원대의 현대건설 자구안을 확정해 이르면 16일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김재수(金在洙) 현대 구조조정본부장은 15일 “현대전자를 조기에 계열에서 분리하고 현대종합상사를 현대중공업이나 현대자동차에, 현대오토넷을 현대차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김본부장은 또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을 곧 만나 이 같은 안을 놓고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현대전자를 2002년 이전에 계열에서 떼 내기로 방침을 정하고 정몽헌 회장 및 현대상선과 현대중공업 등 현대계열사가 보유한 현대전자 지분(16.3%)을 3%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대 계열사가 보유중인 전자지분은 외국기관을 중심으로 한 국제 컨소시엄에 넘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또 수행중인 해외사업 및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을 다른 기업에 넘기고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하이페리온(450억원 상당)도 매각키로 했다. 이 같은 계획이 모두 이뤄지면 1조원 가량의 자구 자금이 마련된다.
<이병기·김승련기자>ey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