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영재의 월가리포트]게토레이 포기한 코가콜라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24분


식품업계에 M&A(인수합병) 바람이 불고 있다.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사가 올 6월 리츠크래커 오레오쿠키의 나비스코를 150억달러에 인수한 후 잠잠하던 식품업계 시장에 다시 매물이 등장했다. 화제의 기업은 스포츠 음료인 게토레이를 생산하는 퀘이커오츠(Quaker Oats)사.게토레이는 60개국에서 연간 18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세계적인 브랜드이지만 정작 이를 생산하는 퀘이커 오츠사의 이름은 다소 생소하다.

인수를 희망하는 회사들은 거대 식품회사인 펩시(Pepsico)사와 코카콜라사가 인수 희망사로 물망에 오르내렸다. 이들 회사들은 퀘이커오츠의 아침용 시리얼 등 다른 제품들 보다는 스포츠 음료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게토레이라는 상품을 노리고 인수경쟁을 벌인 것. 먼저 움직인 회사는 펩시사였다. 코카콜라의 경우 지난 2월부터 박차를 가한 구조조정으로 조직 축소작업을 마무리 짓는 와중이라 아무리 탐이나는 회사라고 해도 인수 여력이 없었다. 반면 코카콜라와 콜라제품에서 밀리고 있는 펩시사는 이번 기회에 스포츠음료 시장에서의 우위를 탈환하고자 이를 악물었던 것.

그러나 148억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펩시사는 결국 인수에 실패했고 이 소식이 알져지자 마자 코카콜라사는 인수금액을 160억달러로 올리며 인수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코카콜라사측은 곧 인수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코카콜라의 인수 가능성 보도로 주가가 급락하자 경영진이 인수철회를 결정한 것.인수금액이 지나치게 높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코카콜라의 주가가 추락하자 경영진으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물론 포기결정 이후 코카콜라의 주가는 급반등해 정상수준으로 회귀했다. 어떤 경우에서든지 주주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미국 기업의 단면을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myj@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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