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는 향후 주식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이 대선 정국처럼 양분되고 있다. 증권사에는 개별 기업과 산업을 연구하는 애널리스트(Analyst)가 있고 이들 의견을 종합해 전체 장세를 조망하는 투자전략가(Strategist)가 있다. 이들 두 그룹의 의견이 갈리는 양상이다. 즉 나무를 보는 애널리스트는 실적 악화 전망을 연일 내놓는 반면 숲을 보는 투자전략가들은 낙관적인 견해를 발표하고 있다. 양쪽 모두 나름대로의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의견을 개진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혼란스럽다.
애널리스트들의 논리가 좀 더 사실적인데, 실제로 최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 대부분이 예상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내놓고 있고 경기 둔화와 함께 향후 실적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투자전략가들의 논리가 밀리는 것도 아니다. 대표적인 투자전략가인 골드만삭스 증권의 애비 코엔의 말을 빌리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실적 악화 변수는 이미 시장에 상당부분 반영된 상태라는 것이다. 주식시장의 속성상 과거의 실적은 물론 미래의 실적 전망까지 주가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현재의 주가수준은 이러한 변수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메릴린치 증권의 수석투자전략가인 크리스틴 캘리의 경우에도 주식 투자 비중을 5%p 높이라는 권유를 하면서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 비록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지만 감소세가 아니라 소폭이나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주식시장에 매력적이라는 논리다.
이러한 의견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는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중장기 적으로 투자전략가들의 의견이 우세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항상 단기적인 전망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최근의 조정 국면을 좀처럼 탈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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