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경제에 불황은 오는가

  • 입력 2000년 12월 3일 18시 57분


크리스마스까지는 3주 정도나 남았지만 벌써부터 반값 할인경쟁에 들어간 상품이 있다. 바로 나스닥에 상장된 주식들. 지난달 30일 나스닥 종가는 인터넷 열풍이 최고조에 달했던 3월10일에 비해 51%나 하락했다. 특히 나스닥의 컴퓨터와 통신업계 주식 중 절반은 75%나 떨어졌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나스닥의 하락이 미국 경제의 불황을 예고하는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일단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월가의 반응이다. 미 경제는 연착륙에 성공해 2.5%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며 최근 나스닥 폭락은 거품을 제거하는 과정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이런 낙관론의 핵심에는 미국의 ‘신경제’가 여전히 살아있고 건실하다는 시각이 자리잡고 있다. 비록 개인용 컴퓨터의 판매가 곤두박질쳐 게이트웨이사의 주주들이 쓰라린 경험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제조업체들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설비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생산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지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사고 방식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3·4분기 전자제품 등 내구재 주문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6% 상승했지만 이는 전반기의 24%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고, 또 이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내구재의 최대 수요자는 다름 아닌 나스닥의 정보통신 업체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이들 업체가 내구재 구매를 확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기가 좋았던 지난 5년간 기업의 소비는 곧 이윤을 의미했다. 기업의 소비는 투자로 이어졌고 생산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속에 주가는 상승했다. 신경제 시대는 이렇게 개막됐다. 하지만 이런 선순환은 끝나가고 있다. 기업의 감가상각비용이 커지면서 이윤은 줄어들고 소비자들도 자신의 투자가 처한 위험을 깨닫고 있다. 정부의 세수입이 줄어드는 것도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내년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이자율을 내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겠지만 ‘기적’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필자〓플로이드 노리스(NYT 경제칼럼니스트)

(http://www.nytimes.com/2000/12/01/business/01NOR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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