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동사옥은 서산농장과 함께 현대건설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의 핵심이어서 매각이 이루어지면 현재건설 자구는 결정적인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또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와 전문경영진의 퇴진 등 현대건설의 새로운 경영체제를 곧 구체화시킬 계획이다. 자구계획 실천과 경영정상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2개 외국회사가 손짓〓현대 고위관계자는 5일 “현재 외국기업 2개사가 계동 사옥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중 한곳에서는 구체적인 매각조건을 담은 제안서까지 보내와 우선적인 협상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다른 외국기업도 비교적 좋은 가격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매각작업이 속도감있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 계동사옥을 매입하겠다는 뜻을 강력히 전해온 외국사는 금융회사와 부동산투자 컨설팅 전문업체로 알려졌다.
현대 관계자는 이와 함께 “국내 기업중 한곳도 계동사옥 매입의사를 내비쳤다”며 “국내기업의 매입 희망가격은 17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우선 협상대상으로 꼽히는 외국사의 제시가격이 그보다 훨씬 높아 외국사와의 매각협상을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는 이들 외국사의 제안조건에 대해 산업은행을 비롯한 현대 채권단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일부 조건을 바꿔도 되는지를 묻는 역제안서를 이번주중 보낼 계획이다.
따라서 현대 계동사옥의 매매계약은 이르면 내주중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이와 관련, “연내에 계동사옥을 매각한다는 기본방침을 확정해 놓고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자구안 실행되고 있나〓현재 현대 자구계획안 가운데 마무리된 것은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이 보유한 건설 회사채 1700억원의 출자전환이다. 지난달 24일 건설 이사회를 통과한 데 이어 4일 입금이 완료됐다. 또 정 전명예회장이 보유한 자동차지분 2.69%(616만주)에 대해서는 현대모비스가 지난달 23일 149만주를 매입한 데 이어 이달말까지 모두 매듭지을 계획이다. 서산농장 매각작업도 당초 예상보다 많은 신청자들이 몰려 예정대로 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현대의 자구계획은 주가하락과 함께 당초 목표 1조2900여억원에 미달할 것으로 보고 서울 한남동 하이페리온 대여금 회수와 경기 분당 유니마트 미분양상가 일괄매각 등을 통해 10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준비해 놓고 있다.
▽정몽헌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현대 고위관계자는 정몽헌회장의 경영일선 복귀와 관련, “시기와 방법을 놓고 다양한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르면 연내에 정회장이 경영일선에 되돌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정회장을 중심으로 자구안 실천계획이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라는 것이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