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정비 나선 SK〓SK는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에 표문수 부사장(47)을 내정하고 조정남 사장을 부회장으로 선임하기로 했다. 미국 보스턴대학 박사인 표 사장 내정자는 고 최종현 회장 누나의 아들로 94년 경영기획실장으로 들어와 상무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표사장의 승진으로 재계의 40대 최고경영자(CEO)층은 한층 두꺼워지게 된다.
고 최회장의 2남이자 최태원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전무는 SK텔레콤의 전략기획실 재무관리실 법무실 IR 등을 총괄하는 기업전략본부장을 맡는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사에서 10명 안팎의 임원을 승진 발령할 예정이다.
SK글로벌의 황두열 에너지판매부문 사장은 SK㈜ 부회장, SK글로벌 김승정사장은 글로벌 부회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SK측은 “계열사 사정에 따라 임원인사가 내년초로 미뤄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출장중인 최태원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임원 인사의 최종 내용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는 희비 엇갈려〓현대는 MK와 MH 계열사간에 기대치가 전혀 다르다. MK가 이끄는 현대 기아차는 매출이 작년보다 20∼30% 늘어난데다 양재동 신사옥으로 이전한 만큼 조직 내부의 새 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MH 계열은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인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임원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 반도체 경기가 불투명한 전자도 승진 인사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 LG “내년에 보자”〓삼성과 LG는 ‘총수의 인사권 전횡’이라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내년초 인사 방침을 굳힌 채 택일에 고심하고 있다. 삼성은 내년초 각 계열사의 정기주총에 맞춰 인사를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계열사별로 올해 영업실적과 주가 등을 토대로 사업부문별 평가에 들어갔다.
LG그룹도 “올해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내년초 이사회를 거쳐 주총에 임박해서 내용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IMT―2000 사업권 신청 등 현안이 산적한데다 LG화학의 경우 내년 4월초를 목표로 회사분리를 추진중이어서 대규모 인사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