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저성장 고물가" 한은 성장률 5.3% 전망

  • 입력 2000년 12월 8일 18시 47분


내년 우리 경제는 성장이 크게 둔화되는 반면 물가는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실업이 늘어나고 소득은 제자리에 머물러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실제경제상황보다 훨씬 나쁠 것으로 예상돼 경제가 경착륙(hard landing)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은 ‘2001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5.3%로 올해(9.3%)보다 4%포인트나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4.3%로 높아지고 경상수지 흑자도 45억달러에 그쳐 올해(100억달러)의 절반에도 못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3%에서 3.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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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정명창(鄭明昌)조사국장은 “내년에 수출과 설비투자 및 소비가 크게 줄어드는 등 국내외 수요가 둔화돼 GDP성장률은 5.3%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국장은 “내년 경제성장률은 미국경제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고 국제유가도 내년 2·4분기부터 점차 하락하며 국내의 기업 금융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전제아래 나온 것”이라며 “이런 전제중 일부분이 예상보다 악화될 경우 GDP성장률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 3·4분기까지만 해도 9.2%에 달했던 성장률이 4·4분기에는 6.5%로 떨어진 뒤 내년 1·4분기에는 5.0%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급격한 성장률 하락에 따른 경착륙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국장은 “경제성장률이 급속히 떨어지더라도 잠재성장률(5∼6%) 수준을 밑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제상황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내년 민간소비는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과 실질소득 증가 둔화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4.1% 늘어나는데 그쳐 올해(7.3%)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설비투자도 소비 및 수출 둔화세와 기업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2.8% 증가에 머물고 건설투자는 올해의 마이너스 3.4%에서 3.5%의 성장으로 소폭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증가율은 세계교역 신장률 하락과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올해(23.1%)의 절반수준인 11.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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