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11월말 이후 미국 경제 경착륙 우려에 따라 나스닥지수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시작된 현상으로 국내증시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미국의 펀드자금 동향 전문조사기관인 AMG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11월30일∼12월6일에 이머징마켓펀드와 아시아태평양펀드에서 올 들어 최대의 자금 순유입이 기록됐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 투자되는 아태펀드에는 2억3000만달러가 순유입했다. 신흥시장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이머징마켓펀드에서도 신규자금 유입분이 환매분보다 4억1000만달러 많았다.
또한 미국 및 해외 증시(65% 이상)에 투자되는 글로벌펀드에는 4억6000만달러가 순유입했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만 투자되는 인터내셔널펀드는 올 들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인 28억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반면 주로 미국 증시의 기술주에 투자되는 성장형펀드와 기술주펀드에선 각각 1억4000만달러, 7600만달러가 순유출했다.
한편 미국의 주식형펀드 전체로는 4억2000만달러가 순유입돼 11월 23∼29일의 15억달러보다는 적지만 간접투자자금은 꾸준히 유입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미국 투자자들이 전 세계적으로 증시가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생각을 갖고 간접투자자금을 꾸준히 늘리고 있으나 미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에 실망한 나머지 주가가 상대적으로 싼 해외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과장은 “이같은 상황은 유로화 약세가 진정될 조짐을 보이고 3·4분기에 미국과 유럽간의 경제성장률이 역전된 최근 흐름과 어느 정도 부합한다”고 평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증시에 투자가능한 펀드의 전체 규모가 증가한다고 해서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가 반드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런 새로운 투자패턴이 추세로 굳어질지는 아직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