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국경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미국 기업도 있다. 다름아닌 CDMA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퀄컴(Qualcomm)사다.
세계 최초의 CDMA 상용화를 한국에서 성공시키면서 벤처 기업에서 일약 대기업으로 성공한 퀄컴사의 영업실적은 한국과 밀접한 관련을 보인다.
물론 중국 진출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실질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한국시장이 단연 최대의 관심사다.
올해에도 한국에서 단말기 보조금이 폐지됐다는 소식과 이로 인해 한국내 단말기 매출이 감소하면서 주가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연초 179달러에 거래되던 퀄컴사의 주가가 7월에는 53달러까지 무려 70%나 하락한 것이다.
그 이후 한국에서의 단말기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반등을 기록했다.
퀄컴사가 최근 또 다시 한국으로부터 수난을 당하고 있다. CDMA기술을 공동개발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그 동안 미지급한 기술배분료를 이번 분기내에 지급하고 또 향후 분기마다 늘어난 금액으로 지급할 것을 국제중재재판소로부터 명령받은 것이다.
로열티 수입중 20%를 지급하기로 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ETRI측에서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고 ETRI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서 퀄컴사가 패소한 것이다.
이에 퀄컴사는 당장 이번 분기에 8천만불이 넘는 부담을 지게 됐으며 향후 분기마다 대략 4백만불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 소식이 알려지자 나스닥시장의 상승으로 기술주들 대부분이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하락을 면치 못하더니 특히 지난 수요일에는 10% 가까이 폭락하면서 3일간 14%나 하락하고 말았다.
물론 이 와중에는 세계적인 단말기 업체인 노키아사의 인수설이 무산되는 악재도 작용했지만 로열티 수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하락을 촉발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퀄컴사가 이번 판결로 입은 타격을 극복하고 주가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증권 뉴욕법인 맹영재 과장(myj@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