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세계경제 전망]달러화-유가-무역

  • 입력 2000년 12월 31일 18시 21분


▼달러화▼

달러화 가치는 2000년 3·4분기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경제가 되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달러화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미국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이 갑자기 주춤해지고 주가도 떨어졌다.유럽자본의 미국유입이 줄어들고 있다. 달러화 약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의 현안은 경상수지 적자를 어떻게 메우느냐다.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97년 1.7%에서 2000년 4.5%로 급증했다.

한국은행 권혁찬 조사역은 부시 행정부에선 인위적인 개입을 통해 경상수지적자를 보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며 수출증가를 통해 자연스럽게 경상수지적자를 줄이려면 달러화 가치는 낮게 유지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와 엔화에 대한 달러환율 추이에 달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001년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 환율이 0.80∼0.85달러를 유지할 가능성은 20%, 0.85∼0.90달러는 45%, 0.90∼0.95달러는 25%, 0.95∼1.00 달러는 10%로 각각 내다봤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90∼100엔 20%, 100∼110엔 40%, 110-120엔 30%, 120엔이상은 10%다.

▼유가▼

세계 주요 석유전문기관들은 2001년 평균유가가 전년(28달러)에 비해 배럴당 3∼5달러 정도 하락한 23∼25달러 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1년엔 세계경제 성장속도가 약간 늦추어지는 만큼 원유수요도 따라서 줄어든다는 분석.

2001년 1·4 분기까지는 겨울철 원유수요가 늘어 고유가 기조가 유지될 전망. 전문가들은 2·4 분기 이후에는 공급초과 상태가 이어지면서 유가가 점차 하락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석유생산국기구(OPEC)가 원유공급 초과 현상이 지속돼 유가하락 압력이 생긴다면 감산에 나설 것 이라 공언하고 있는 상태여서 2001년 중 국제유가가 2000년에 비해 대폭 떨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2000년 국제유가는 걸프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기준으로 2000년 평균 국제유가는 배럴당 31 달러 수준. 이는 1999년의 19.3 달러보다 무려 60% 가량 상승한 것. 국제유가가 폭등했던 원인은 수급상의 문제외에도 여러 불안요인이 가세하여 시장심리가 불안했다. OPEC의 고유가 방어 노력이 효과를 발휘한 데다 중동 평화 위기가 불안요인이었다.

▼무역▼

2001년에는 세계경기가 둔화되면서 세계 무역신장률도 7.4%로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무역규모는 세계경제의 성장세에 힘입어 10.1%(추정치)가 늘어났다.

세계경기 둔화와 함께 유가 강세의 영향으로 공업제품을 수출하는 선진국 및 개도국의 교역환경이 악화된 것도 무역을 위축시키는 요인. 2000년엔 미국경제의 지속적인 호황과 유럽연합(EU) 일본의 경기회복이 교역확대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2001년에는 미국의 경기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선진국의 수출입 신장률이 전년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통화위기 이후 침체를 벗고 지난해 수출입 신장률 모두 10% 정도를 나타낸 개발도상국들 역시 올해엔 8%대의 무역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전자산업 비중이 큰 아시아 각국(일본 제외)은 반도체 가격하락 경기회복에 따른 수입확대 등의 영향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한편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협상은 2001년 큰 진전을 이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주도권을 쥔 미국과 유럽의 입장이 주요 변수다.

무역협회 유인열 이사는 기존 WTO 체제에서도 미국과 유럽이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어서 환경 노동 등 새로운 이슈를 끌어내 협상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고 분석했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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