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를 살려주는 ‘잘빠진’ 옷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거친 스포츠’(Extreme Sports)들이다. 올림픽 공원이나 일산 호수공원에서 스케이트보드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젊은이들이 입은 헐렁한 힙합바지, 펑퍼짐한 재킷이나 점퍼차림을 ‘익스트림 스포츠 룩’이라고 부른다.
지난해 컴백한 가수 서태지가 ‘스케이트 보드 룩’을 선보인데 힘입어 최근 스포츠웨어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겨울에 접어들면서는 ‘스노보드 룩’을 표방하는 제품들이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기존 10대 위주의 캐주얼과는 달리 타깃층을 30대까지 올려잡고 있으며 기존 저가 캐주얼과 달리 가격도 ‘중고가’.
▽어떤 브랜드가 있나〓‘킬러룹’ ‘퀵실버’ ‘스포트리플레이’ ‘후부’ ‘루츠’ ‘A6’ 등이 이 분야의 대표적 브랜드들.
지난해 여름 베테통코리아가 선보인 킬러룹은 국내에 처음 익스트림 스포츠웨어 개념을 도입한 브랜드. 일부 ‘스노보드 룩’ 제품들을 선보였던 캐주얼 브랜드들이 있었지만 ‘익스트림 스포츠 전문 브랜드’를 표방한 것은 킬러룹이 처음이다. 30대까지 타킷을 높여잡고 있으며 유럽적 분위기를 살려 고급화한 것이 특징. 직수입과 국내생산을 병행하고 있다.
1969년 호주의 파도타기 선수인 알렌그린과 존로우가 설립한 브랜드 ‘퀵실버’는 서핑 스케이트보드 스노보드 윈드서핑 등 ‘보드’를 기본으로 한 스포츠 패션의 원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스포트리플레이는 ‘4XG’라는 별칭을 가진 익스트림 스포츠웨어 라인을 운영하며 최근 매장을 늘려가고 있으며 ‘A6’는 갤러리아 압구정점, 이대점, 돈암동점 등 1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과 색상〓킬러룹은 올 겨울 재킷 22종, 바지 22종 등 다양한 겨울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상하 한 벌에 50∼60만원으로 웬만한 정장 한 벌값. 신세계 강남점, 갤러리아 본점, 현대 울산점, 롯데 잠실점, 코엑스몰 아셈점 등에 점포가 있다. 카키 베이지 오렌지 낙타색 계열의 제품들을 내놓고 있으며 소프트한 느낌의 기능성 소재들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
롯데백화점 및 현대백화점의 전 점포, 신세계 강남점에 점포를 내고 있는 퀵실버는 바지 7만∼9만원, 점퍼는 15만∼20만원대. 소매부분을 따로 뗄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등 다른 브랜드에 비해 기능성을 한층 강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올해의 테마색상은 화이트 스카이블루 등. ‘스포트리플레이는 올해 오렌지 베이지색 블루 그린 등의 색상에 빨강 흰색 네이비 카키 등을 가미한 강렬한 컬러의 옷들을 내놓고 있다.
킬러룹의 박이화 디자인실장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다 이런 운동을 즐기지 않는 신세대 젊은이들도 일상복으로 이런 스타일을 선호하고 있어 올해 캐주얼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