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신은 듯 안신은 듯…"하루가 편안해요"

  • 입력 2001년 1월 4일 19시 32분


회사원 김모씨(38·서울 강남구 압구정동)는 이른바 ‘명품’ 구두만 찾는다. 부자도 아니고 특별히 고가품을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지만 구두 만큼은 신경을 쓴다. 조금만 불편한 신발을 신으면 어쩐지 하루 생활이 편치 않기 때문.

김씨는 3년전 디자인과 색상이 독특해 구입한 프라다 구두를 신어보고는 해외 브랜드 제품을 애용한다. 그는 “국내에도 명품을 흉내낸 고가의 구두들이 나와 있지만 편안함까지 모방하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의 부인도 “여자들은 남자를 볼 때 구두와 벨트를 먼저 본다”며 적극 권장하는 편.

김씨와 같은 사람이 늘면서 해외 유명브랜드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번 신어 보면 ‘다른 느낌’을 받는다는 게 이용자들의 말. 발리와 테스토니 페라가모 구치 등 구두로 널리 알려진 브랜드 외에 프라다 루이비통 세린느 로에베 등 의류나 토탈브랜드들도 구두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일반형은 40만∼50만원대, 앵클부츠는 60만원대, 롱부츠는 70만∼80만원대다. 갤러리아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강남점 등에 매장을 열고 있다.

● 구두의 과학 ‘테스토니’

수제화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가죽 명가. 최근 창립 70주년을 맞아 ‘이고(Ego)’를 특허출원했다. 이고는 착용후 5∼6일이 지나면 체온에 의해 개인의 발 형태에 맞게 변형된다는 특수물질의 안창. 발 전문가과 외과의사 구두디자이너 등이 함께 개발했다.

테스토니의 베스트셀러는 여성화 ‘글래스라인’과 남성화 ‘블랙레이블’. 전 공정을 수작업으로 하며 겉은 통기성이 좋은 송아지 가죽, 안은 부드럽고 땀 흡수를 잘하는 염소가죽으로 만든다. 우아한 광택의 글래스라인은 특유의 실버 버클과 ‘t’장식으로 매 시즌마다 인기 상한가를 누리고 있다. 블랙레이블은 테스토니 제품 중에서도 고급인 비즈니스맨용 구두. 최근엔 수작업과 기계작업을 병행한 남성화 ‘드니로’와 커플구두 ‘더클링’도 선보였다.

● 신지 않은 듯한 착용감 ‘발리’

발리의 편안함의 비결은 라스트(발 모형)다. 발리 공장은35만개의 라스트를 보유하고 있어 지역별 인종별로 다른 모양의 구두를 만든다.

라스트 제작은 신발 제조 공정 중에서 특히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부분. 발리는 이 분야에 150년 전통을 갖고 있다. 발이 좁고 긴 서양인은 물론 볼이 넓고 도톰한 아시아인에게도 편안한 제품을 만드는 비결이 여기 있다고.

● 발의 자유 ‘페라가모’

한번 신으면 팬이 된다는 명품. 발바닥 부분에 심을 박아 걸을 때 신발 안에서 발이 밀리지 않게 장치했다. 이 특수 기술이 구두 속에서 발가락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준다고.

여성화는 다양한 파스텔톤 칼라가 특색이다. 발등 부분에 리본이 달린 뮬(뒤가 트인 구두), 여성스런 느낌의 슬링백슈즈(뒷쪽이 끈으로 된 신발)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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