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 간접지배로 선회…계열사지분 줄고 지분사지분 늘려

  • 입력 2001년 1월 22일 16시 37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은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기보다는 지주회사를 통해 간접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진한 재벌의 지배구조개선을 의식해 총수의 지분은 크게 줄이는 대신 지주회사격인 계열사의 보유주식을 늘려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

22일 증권거래소는 98년 초 이후 2000년 말까지 그룹 총수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크게 줄어 현대 정몽헌 회장이 8.1%포인트 감소한 것을 비롯해 △삼성(이건희 회장)과 금호(박성용 회장) 각 ―1.0%포인트 △LG(구본무 회장) ―0.7%포인트 △SK(최태원 회장) ―2.4%포인트 △한진(조중훈 회장) ―5.6%포인트 △한화(김승연 회장) ―1.1%포인트 △쌍용(김석원 회장) ―3.3%포인트 등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롯데 신격호 회장은 주식이 1만주 늘었지만 지분은 1.9%로 늘지도 줄지도 않았다.

그룹

회장

보유주식(지분)

지분증감

98.1.199.1.12000.1.12000.12.31
현대정몽헌40,518(15.5)48,219(11.)64,561(6.3)95,444(7.4)-8.1
삼성이건희7,332(1.7)7,431(1.2)7,711(0.7)7,744(0.7)-1.0
LG구본무15,141(4.5)15,730(4.6)16,489(2.6)26,810(3.7)-0.7
SK최태원11,307(5.4)14,449(4.3)18,800(3.6)18,903(3.0)-2.4
한진조중훈20,239(16.2)22,718(16.1)30,445(13.5)25,121(10.6)-5.6
롯데신격호685(1.9)777(2.2)777(2.2)695(1.9)0.0
금호박성용3,157(6.9)3,803(6.2)5,379(6.8)5,379(5.9)-1.0
한화김승연5,967(5.6)5,449(4.6)9,019(4.7)9,239(4.5)-1.1
쌍용김석원6,242(11.5)7,744(13.9)16,648(11.6)16,096(8.2)-3.3

합계(평균)

110,587(6.9)126,321(5.9)169,828(4.3)205,431(4.6)-2.3

반면 그룹 내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비율은 SK(21.8%포인트)와 한진(5.9%포인트) 금호(19.7%포인트) 한화(20.7%포인트) LG(8.9%포인트) 한진(5.9%포인트) 순으로 크게 늘어났다. 현대(―9.3%포인트)와 삼성(―0.9%포인트) 롯데(―0.2%포인트) 쌍용(―0.6%포인트) 등 4개 그룹은 감소했다.

그룹 총수들은 간접지배를 위해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계열사 보유주식은 늘리고 다른 회사는 매각했다. 이에 따라 총수가 단 1주도 보유하지 않은 계열사가 98년 초에는 28개였으나 2000년 말에는 36개로 늘어났다.

그 결과 총수(특수관계인 포함)와 계열사 자사주 등을 합친 내부지분은 98년 초 26.51%에서 2000년 말 31.84%로 5.33%포인트 증가했다. 거래소측은 내부지분 증가 요인에는 작년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 자사주 취득(3.51%포인트)이 급증한 탓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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