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은 6, 7일 실시될 주식 14.7% 국내 매각 입찰에 앞서 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하지만 정작 삼성전자 포철 SK텔레콤 LG 등 입찰후보로 거론됐던 기업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제한 물량인 5% 지분을 위해 1조5000억원 가량을 들여야 하지만 경영권 확보에 대한 보장이 없다는 게 이유.
외국 기업들도 한통보다는 한통프리텔 및 한통엠닷컴, 한통IMT 등의 지분매입에만 관심을 나타냈다. 다음달로 예정된 15% 지분 해외매각에도 난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
다급해진 정보통신부는 안병엽 장관이 직접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하지만 국내 최대의 통신기업인 한통을 특정 기업에 넘겨주는 방안은 한통 내부의 반발, 특혜시비 등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실현가능성이 낮은 실정이다.
▽국내 매각 성공할까〓정부의 계획과 달리 5조원 물량의 한통 주식 14.7%가 모두 소화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업들의 자금이 풍부하지 못하고 주요 대기업들의 관심도가 낮기 때문. SK는 이날 3% 매입추진설이 나돌자 이를 “사실 무근”이라며 극구 부인했다. 삼성은 장비업체로서의 전문성을 살리는데는 한통 지분이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다. 한때 한통 지분참여설이 나왔던 LG나 포철 역시 경영권도 확보하지 못하면서 많은 돈을 들여 한통 지분을 사들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외 매각도 난망〓외국기업들은 성장성이 큰 한통의 자회사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는 한통 및 자회사 지분을 연계해 매각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한국통신은 지난해 9월부터 4개 해외 사업자와 협상을 추진, 1개 사업자와는 제휴조건 등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중이라고 밝혀 해외 전략적 제휴 추진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한국통신의 전략적 제휴 및 민영화가 자회사 지분 매각으로 이어질 경우 해외 사업자가 유선분야의 한국통신은 물론 PCS와 IMT―2000 등 휴대전화 기반도 함께 갖추게 돼 통신 시장에 파란이 예상된다.▽지배구조가 열쇠〓민영화 성공여부는 상반기중 결정될 한국통신의 소유 지배구조. 안 장관은 “한통의 소유 지배구조를 두고 대주주가 지배하는 특정주 형태와 특별한 주인이 없는 국민주 방식, 포철처럼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채 전문경영인을 두는 세 가지 방안을 모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통의 고위 관계자는 “기업들의 견제 심리가 작용하면 장기적으로 국내 물량 소화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국내기업에는 다소 유리한 조건을 주고 해외에서 높은 값을 받는 방법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