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원으로 등록된 여성 기업인은 900여명. 1년전보다 100명가량 늘어난 수치로 이 가운데 대표이사가 대부분이다. 서울지역에서 벤처기업으로 지정된 회사중 여성이 대표로 있는 업체는 200개에 육박한다.
여성 CEO는 오너 가족으로 최고경영자에 오른 경우와 스스로 회사를 차려 키운 경우 등 두갈래로 나눌 수 있다.
1세대 여성 CEO의 대표적 인물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그는 세제 등 생활용품 업체로 출발한 애경을 창업자인 남편의 뒤를 이어 12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전경련 첫 여성부회장과 여성경제인협회 초대 회장을 지낸데 이어 국회의원으로 활동중이다.
오너가족 출신으로는 신세계 이명희 회장과 동양제과 이화경 사장이 여성 경영인의 간판으로 거론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여동생인 신세계 이명희 회장은 일반적인 일에 대해서는 남편인 정재은 명예회장과 전문경영인인 구학서 사장에게 맡기지만 백화점을 새로 내거나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는 등 고급화 전략에 관한 업무는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동양그룹 창업자인 이양구 전회장(작고)의 차녀인 이사장은 상무시절인 89년 ‘초코파이 신화’를 만들어내는 등 마케팅 분야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했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딸인 롯데쇼핑 신영자 부사장도 직원들 사이에 일처리가 분명한 상사로 평가받고 있다.
신수연 여성경제인협회회장(코리아스테파 회장)은 창업보육센터를 개설해 여성들의 창업을 돕고 있으며 앞으로 여경협을 경제 6단체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여성 최초의 조합 이사장인 이수연 한국컨벤션이벤트업조합 이사장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컨벤션 사업을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통신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이지디지털의 이영남 사장은 지난해 벤처기업 전국대회 시상식에서 여성 CEO로는 유일하게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고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버츄얼텍의 서지현 사장은 작년 코스닥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이밖에 아미티에의 김정식 사장, 오토피스엔지니어링 정희자사장(여성벤처협회회장), 현민시스템 이화순사장 등도 벤처업계를 대표하는 여성 CEO로 꼽힌다.
재계는 사회 전반의 인터넷 디지털화와 맞물려 섬세함과 감수성, 아이디어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여성CEO들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