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울산종금 첫 자율합병…4월 공식출범

  • 입력 2001년 2월 9일 23시 50분


동양종합금융과 현대울산종합금융이 9일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나 합병계약서에 서명하고 4월1일 합병회사로 공식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종금사가 자율적으로 합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 출범할 합병회사의 이름은 ‘동양현대종합금융’. 양사는 3월10일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계약서를 승인받을 계획이다. 주주 구성은 동양그룹이 35%로 1대 주주, 현대중공업이 15%로 2대 주주다. 합병 비율은 1대 0.4812. 합병 기일(3월31일) 현재 현대울산종금의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에 대해 현대울산종금 주식 1주당 동양종금 주식 0.4812주의 비율로 신주가 배정된다. 동양종금 관계자는 “기존 예금대출 업무를 기반으로 유가증권 인수 주선과 자산 운용 등 투자은행 방향으로 업무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양사의 총자산 합계가 2조7631억원에 이르는 동양종금과 현대울산종금의 합병에 따라 국내 종금업계는 한스 한국 중앙 영남 등 4개 부실 종금사가 합쳐진 국영 하나로종금과 동양현대울산종금의 양대 산맥으로 재편됐다. 이밖에 한불종금과 금호종금, 영업정지중인 리젠트종금 등이 남아 있어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전 30개에 달했던 종금사는 5개로 줄어든다. 종금협회 이태봉 부장은 “부실 종금사들이 퇴출되고 대형 종금사가 등장하면서 추락한 신뢰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말 유동성 위기로 영업정지당한 리젠트종금이 동양현대종금에 추가 합병될지도 관심거리. 동양종금 박중진사장은 합병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으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으나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동양종금측에서 ‘여건만 되면 (합병)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귀띔했다. 리젠트종금은 재무상태가 건전하지만 영업 개시할 경우 한꺼번에 예금 인출이 몰려들어 다시 지급불능상태에 빠질 수 있어 섣불리 영업 정지를 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동양과 현대울산간 합병은 종금사를 투자은행으로 발전시키려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부합한다”면서 “종금법을 투자은행법으로 개정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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