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중화권이 수출 전략지역으로 부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역인프라와 수출전략 차원에서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대중화권 교역동향과 향후과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대중화권 수출은 342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총 수출 증가율 22.3%를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중국 홍콩 대만에 대한 수출비중은 21.7%에 이르러 미국(수출비중 21.6%)을 앞지르고 최대 수출지역으로 부상했다. 대(對)중화권 무역수지도 95년 이후 매년 13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제품의 중국시장 점유율도 10.4%로 일본 대만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 중화권 수출이 이처럼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지난해 중국 홍콩 대만 등에 대한 반도체와 정보통신 등 전기전자제품의 수출증가율이 64.2%에 달했기 때문.
한국은행 최덕재(崔德在)조사역은 “중국이 반도체, 컴퓨터 및 통신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적극 육성하면서 이들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우리나라 제품의 품질 및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최근 내놓은 올해 수출전망에서도 대 중화권 수출은 약 14% 증가한 433억달러를 기록, 최대 수출시장 및 무역흑자 지역으로서의 위치를 고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중화권에서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무역인프라 구축 △지역별 계층별로 차별화된 수출전략 수립 △중국 소득향상에 따른 내구소비재 수출 강화 등의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은 최 조사역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으로 수출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인의 소득이 향상되는 점을 겨냥해 PC 휴대전화 에어컨 승용차 등 소비재를 중고급 제품 위주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