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해외 출장중.. 청와대 만찬..전경련 모임 참석률 "40%"

  • 입력 2001년 2월 15일 18시 48분


그룹 총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는 쉽지 않다. 현지 법인을 둘러보거나 외국 거래업체와 업무 협의를 하기 위해 수시로 해외출장을 떠나야 하고 국내에 머물 때는 이런 저런 약속이 밀리게 마련이다.

재계 대표인 전국경제인연합회 차기 회장을 추대하기 위해 12일 저녁 서울 신라호텔에 마련된 회장단 고문단 연석회의. 초청장을 받은 현직 회장 18명 가운데 7명만 참석했다. 전경련 활동에 적극적인 조석래 효성, 김승연 한화, 박용오 두산, 이준용 대림산업, 강신호 동아제약, 장치혁 고합, 김석준 쌍용회장의 모습이 보였다.

4대그룹을 포함해 상당수 회장들이 회의에 나오지 않은 이유는 다양하다. 회장 후보로 거명되는 껄끄러움을 피하려는 의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지만 해당그룹측은 해외출장 또는 피치못할 선약 때문에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설 연휴 직후 출국해 미국에서 아들 재용씨 부부와 손자를 만난 뒤 평소 친분이 있는 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들과 세계경영 조류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삼성측은 밝혔다. 한때 유력한 차기회장 후보로 거론됐던 SK 손길승 회장은 회의 당일인 12일 유럽의 정보통신 업계를 방문하고 현지법인의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2주일간의 일정으로 유럽과 아시아 지역 출장을 떠났다. 유상부 포항제철 회장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해외 투자자들에게 작년 경영실적과 올해 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미국 대도시를 돌고 있으며 금호 박정구 회장도 해외에 체류중이다.

현대 기아차 정몽구회장은 미국 시카고 모터쇼에 참석한 뒤 귀국했지만 선약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LG 구본무 회장도 서울에 있었지만 역시 오래전에 선약이 잡혀있어 참석하지 못한다는 뜻을 전경련에 전달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이날 비슷한 시간에 청와대에서 열린 몽골대통령 환영 만찬에 가느라 불참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인회의 참석차 14일 출국한 현재현 동양시멘트회장은 올해 경영전략을 수립하면서 출국 준비도 해야하는 처지여서 회의에 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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