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확고한 채권단과 경영진〓이종대(李鍾大) 대우차회장은 정리해고를 실시하면서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하루 빨리 생산량을 늘리고 공장을 재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와 실랑이를 벌여온 것이 2개월째인 만큼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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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말까지 인력조정을 마무리짓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는 확고하다. 인력을 조정해야 채권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고 법원의 법정관리 결정이 내려지며 미국제너럴모터스 (GM)와의 협상도 재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의 입장 역시 뚜렷하다. 엄낙용(嚴洛鎔) 산업은행총재는 “구조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결정되지 않을 수도 없다”고까지 말했다. 대우차가 정리해고를 해야 이달중 850억원, 6월말까지는 73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하겠다는 얘기다.
법원도 마찬가지. 최근 대우차 실사를 마친 영화회계법인이 대우차 존속여부를 ‘구조조정의 조속 마무리’에 달린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대우차 채권단과 경영진, 법원까지 정리해고 단행→채권단 추가지원→가동률 제고 →GM매각이라는 ‘외길’이 옳다고 굳게 믿고 있다.
▽가족 동원한 노조 농성〓노조는 GM 매각을 결사반대하고 있다. 외국계 회사가 들어올 경우 일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노조는 특히 미국 포드와 협상을 벌이다 결렬된 것처럼 GM과의 협상도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공장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이 자금을 상당기간 지원해주고 사측과 노조가 반반씩 자금을 부담해 순환휴직제를 실시하면서 가동률을 높이자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회사가 정상화되면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 있다는 것.
특히 정리해고와 관련, 노조는 대우차 부실의 책임을 모두 근로자에게 떠넘기려는 조치라며 철회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분식회계 등 명백한 부실의 책임이 있는 경영진의 책임이 더 크지 않느냐는 것이다.
▽막다른 골목〓노조는 17일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전 조합원 파업 참가지시를 내렸지만 부평공장을 중심으로 해고자와 그 가족 등 400여명만 이틀동안 농성을 벌이고 있다. 19일 정리해고 통보가 마무리되면 농성 참가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노조간부들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돼있어 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과 노조 사이에 충돌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민주노총 등의 가세까지 예고돼 있어 대우차 처리가 자칫 한국 전체의 노사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대우차 사태 쟁점별 입장정리 | ||
- | 회 사 | 노 조 |
인력구조조정 | 정리해고 2월중 완료 | 정리해고반대, 순환휴직제도입 |
퇴직자지원방안 | 재취업 교육 프로그램 | 명목뿐인 재취업교육 반대 |
GM매각협상 | 3월부터 시작 | GM매각반대 |
사태해결방안 | 인력 등 구조조정 우선 해외매각 통한 공장정상화 | 김우중 전회장 체포 우선 국민기업으로 선(先)정상화, 후(後)매각검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