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석은 21일 오전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최고경영자 조찬강연에서 “금명간 국민 주택은행 이외에 또다른 우량은행간 합병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정작 잠재적 합병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되는 신한 하나 한미 조흥 외환 등 5개 은행 관계자들은 이날 일제히 ‘조만간 합병가능성은 없다’고 부인했다.
국민 조흥 한미은행장 등 50여명의 경제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강연회에서 이수석은 “4대 부문 개혁의 성과가 7월 이후 우리 경제의 회복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와 함께 한빛은행 중심 금융지주회사와 국민 주택은행의 합병은행이 출발하며 이 외에도 우량 은행간 합병이 곧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수석의 발언은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합병을 유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이수석이 평시 생각을 정리해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수석의 발언을 접한 금융계는 “정부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정부가 다시 합병문제에 감놔라 배놔라 하려하는 신호탄이 아닌가’ 긴장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합병은 가장 은밀하고도 자율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의사결정내용인데 왜 정부가 밀어붙이기를 하려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한편 강연회에 참석한 신동혁한미은행장이 “우리는 합병대상이 아니다”고 부인하는 등 관련 은행들은 이날 일제히 “현재로서는 합병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금융계에서는 조흥은행이나 외환은행이 독자생존에 실패할 경우 지주회사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른바 우량은행으로 일컬어지는 은행들이 합병논의를 시작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홍찬선·이훈기자>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