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금융빚 320조…카드대출 9개월새 12조 늘어

  • 입력 2001년 2월 21일 23시 32분


가계 빚이 320조원으로 사상 최대치에 이른데다 금리가 높은 신용카드 대출이 급증해 개인들의 대출금 연체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작년 4·4분기 이후 경기가 급랭하고 있는데다 실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어 개인들의 무더기 연체와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은 개인의 금융부채가 작년 9월말 현재 320조2000억원으로 99년말보다 27조원(11.8%)이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97년말(300조1000억원)보다 20조1000억원 많은 규모. 개인의 금융부채 규모만으로는 외환위기 때보다 상황이 더 나빠진 셈이다. 개인들이 지난해 지급한 이자는 43조3000억원으로 가구당 307만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등 신용카드 관련 대출은 2000년 1∼9월 11조8000억원이나 늘어나 같은 기간 개인 금융부채 증가액의 62%나 차지했다.

한은은 다만 금융부채가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8.0%로 97년말(100.1%)보다 낮아 상환능력은 아직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은행에서 대출받은 뒤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연체율이 최근 2%로 2000년말(1.5%)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98년 2월 8.8%보다는 크게 낮아졌다. 신용카드 연체율도 5%대로 98년말(20.3%)과 99년말(8.1%)보다 떨어졌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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