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벤처기업인의 말이 아니다. 국내 굴지의 재벌인 SK의 오너 최태원(崔泰源·사진) SK㈜회장의 발언이다. 그는 최근 열린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국내 진출 기념식에 참석해 기자와 만났다.
“정부가 이동통신 부문을 3개 사업자로 해서 경쟁을 유도하겠다고 했지만 이것도 좋지않은 생각이지요. 차라리 지금 경쟁이 너무 치열하니 숫자를 좀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하든지…. 어떤 사업이든 진입과 퇴출이 자유로워야하는 거 아니에요? 강력한 경쟁자가 2명일 경우 오히려 경쟁이 가장 치열해질 수 있어요. 10명있다고 난립이고 2명이면 괜찮은 거는 아니잖아요?” 최근 이동통신 부문과 관련한 정부정책을 다소 직설적으로 거침없이 비판했다.
“올해 경기는 하반기 들어 괜찮아질 것 같은데요. 세계 경제가 그때쯤 회복될 것 같고 내년에는 특히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우리 경제가 세계 경제를 따라가는 거 아닌가요.”
이같은 경기전망을 바탕으로 한 그룹의 경영지침이 있는지 궁금했다. “SK는 작년부터 그룹의 경영지침이라는 게 없어요. 상황에 맞게 다들 알아서 하는 거지요.”
세간의 관심사인 SK그룹 회장 취임시기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그룹 회장으로 나설 계획이 없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따로따로 잘하고 있는데 왜들 그렇게 관심을 갖는지…”라며 말꼬리를 흐리기도 했다.
손길승 그룹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물망에 올랐던 것에 대해서 최회장은 “항간에 제가 취임을 반대했다는 소문이 있나본데 그런일은 없습니다. 다만 전경련의 현재 여건상 손회장이 가서 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말은 했지요.”라고 말했다.
SK글로벌이 일본 토요타사의 렉서스 딜러로 나선 것에 대해 물어봤다. “자동차 사업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 없어요. 도요다 쇼이치로 명예회장이 아버지(고 최종현회장)와 친한 사이였고 토요타측에서 판매대행을 먼저 요청해왔어요.” 그의 전용차는 체어맨으로 당분간 바꿀 생각이 없다고 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