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4조원 손배소 제기…＂수로공사 차질＂ 현지재판

리비아 정부가 1, 2차 대수로 공사를 맡고 있는 ‘동아컨소시엄(DAC)’을 상대로 현지 법원에 33억1200만달러(약 4조원) 가량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건설교통부와 동아건설에 따르면 리비아 대수로청(GMRA)은 최근 트리폴리 남부지방법원에 DAC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 14일 원고측 진술을 마쳤다. DAC측은 28일 변론에 나설 예정이다.

GMRA는 이달초 한국정부에 서한을 보내 ‘동아건설 파산시 12억달러 이상의 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었다.

GMRA측 변호사는 원고 진술에서 “한국회사들로 구성된 DAC는 1, 2차 대수로 공사 계약자로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3월 16일 한국 법원의 파산결정이 확실시돼 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GMRA는 △공사가 완료된 1차 대수로 공사구간의 누수에 대한 복구비 △90% 공사가 진행된 2차 공사의 마무리를 위해 시공사를 교체하는 경우 추가 비용 △공사지연 등에 따른 보상금 등을 요구했다. GMRA는 또 “DAC가 재정문제로 계약을 이행하지 못함에 따라 대수로청의 신뢰가 실추됐다”며 추가로 5억2500만달러를 청구했다.

건교부 이춘희(李春熙) 건설경제국장은 이에 대해 “동아건설에 대한 파산결정이 내려지지 않도록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파산결정 여부는 한국 사법부의 고유 권한이며 파산결정이 나더라도 진행중인 공사는 동아건설이 완공할 수 있음을 밝혔다”고 말했다.동아건설 관계자는 “GMRA측의 배상 청구 내용 중에는 책임이 분명히 가려지지 않은 1차 대수로 공사에 대한 보수공사 등이 포함돼 있어 희망사항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고 해석했다. DAC에 참가하고 있는 대한통운측도 “공사를 계속할 예정이고 11억달러 이상의 공사 미수금이 남아있는데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