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산업활동 동향]1월 생산증가율 26개월만에 최저

  • 입력 2001년 2월 26일 18시 47분


1월중 산업생산 출하 투자 도소매판매 등 각종 실물경기지표가 크게 나빴다. 설 연휴가 1월에 끼어 있었다는 점 등을 감안할 필요는 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하락세가 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은 26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1월중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했다.

▽계속 나빠지는 경기지표〓1월중 생산은 작년 1월보다 0.1% 늘어나는데 그쳤다. 생산증가율은 98년 11월(1.2%)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낮았고 작년 9월부터 5개월째 둔화됐다. 다만 한달 전보다는 1.0% 늘어 경기둔화세가 다소 완화되고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1월중 출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 줄어 98년 11월 이후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떨어졌다. 특히 내수출하는 7.7%나 감소했다.

설비투자 역시 작년 1월보다 10.0%(잠정) 줄었다. 국내기계 수주는 20.5%나 격감했다.

소비지표인 도소매 판매액은 1월중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내수침체로 재고율은 84.3%로 높아졌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한달 전과 같은 73.9%였다. 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3으로 한달 전보다 0.9포인트 낮아 작년 9월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자동차부문 부진이 경기 침체 핵심〓통계청 박화수(朴華洙)경제통계국장은 “소비둔화와 투자위축이 뚜렷해지면서 실물경제지표가 나빴다”며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단축과 작년 1월의 높은 증가율도 지표급락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1월 산업활동동향을 살펴보면 특히 자동차부문 불황이 전반적인 실물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월중 자동차 판매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4.4% 줄었다. 현재 자동차소비가 국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이른다. 자동차 생산과 출하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0%와 13.0% 감소했다.

▽언제쯤 경기 살아날까〓통계청은 설 연휴 등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요인 등을 제외하면 1월중 산업생산증가율은 작년 말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경기동행지수는 물론 경기의 예측지표인 선행지수도 한달 전보다 1.0%포인트 낮아져 빠른 시일 내에 경기가 살아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權純旴)박사는 “1월 생산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봤는데 일단 소폭이나마 플러스로 나타난 것은 다행”이라며 “아직 경기둔화세가 진정됐다고 말하기는 이르며 미국경제의 경착륙 여부가 경기 반전 시기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통계청 박국장도 “최소한 2, 3개월을 더 지켜봐야 경기회복시기를 예상할 수 있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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