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융기관 대출금 조기회수 대비하라"

  • 입력 2001년 3월 7일 18시 28분


정부는 ‘3월 위기설’이 나돌고 있는 일본의 금융기관들이 대출금을 조기에 회수할 수도 있다고 보고 국내 금융기관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7일 “최근 일본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고 일본 금융기관들이 3월 결산을 맞아 국내에 빌려준 대출금을 조기에 회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금융기관의 대 일본 채무 현황을 긴급 점검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을 금융기관들에 주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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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의 이 같은 조치는 97년말 당시 일본 금융기관들이 국내 금융기관에 빌려준 단기 채무 등을 마구잡이로 회수해가면서 외환위기가 발생했기 때문.

금감원은 일본 금융기관들이 경제 위기설에다 3월말 결산까지 겹쳐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금을 조기 회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 백영수 국제감독국장은 “점검 결과 대 일본 차입금 규모가 97, 98년 당시와 비교할 때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차입금 규모가 큰 일본 대주 은행이 주로 일본 수출입은행 스미토모은행 등 국책은행 또는 건실한 은행들이어서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국내 금융기관이 일본계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한 금액은 39억9500만달러로 해외 총 차입금(329억3900만달러)의 12.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차입금은 7억2400만달러로 일본계 차입금의 18.1%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국내 금융기관 중에서 대 일본 차입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일부 금융기관에 대해 자금을 확보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또 이달 중 외환, 국제금융 실무협의회를 소집해 대 일본 채무 감독방안을 중점적으로 지도할 방침이다.

<이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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