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재벌 2-3세 '새바람' 불까

  • 입력 2001년 3월 12일 18시 33분


최태원 회장,신동빈 부회장, 이재용 상무보(왼쪽부터)
최태원 회장,신동빈 부회장, 이재용 상무보(왼쪽부터)
재벌가의 후손들이 각 그룹의 핵심 요직에 전진 배치되면서 후계 구도의 윤곽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씨(33)를 10일 삼성전자 상무보로선임해 3세 경영 체제 구축에 나섰고 SK 롯데 등도 임원 인사와 지분 정리 등을 통해 후계 구도를 굳혀 가고 있다.

경영 세습에 대한 사회 일각의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재벌 2, 3세의 약진은 작년 하반기 이후 더욱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1세대의 퇴장과 2, 3세대의 전면 등장〓전경련 회장단 23명 가운데 창업 1세대로 꼽히는 오너 회장은 삼보컴퓨터 이용태 명예회장 정도. 대부분이 창업 2세대이고 LG 구본무 회장과 코오롱 이웅렬 회장은 조부의 사업을 이어받은 3세대로 분류된다.

재벌가의 경영권 세습이 대를 넘겨 계속되면서 창업 4세대가 핵심 임원으로 경영 수업을 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국중공업을 인수해 재계 서열 8위로 뛰어오른 두산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원씨(39)가 두산상사 부사장, 차남 지원씨(36)가 자동차BU장 상무를 맡는 등 4세대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주요 그룹 후계 체제 가속화〓SK 최태원 회장은 작년 하반기 이후 그룹 지배 체제를 완전히 굳혔다는 평가. SK의 신지주회사로 떠오른 SK C&C의 최대 주주에 올라 장악력을 강화했다. 롯데도 신격호 회장의 차남 신동빈 부회장이 새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 가문의 3세들도 핵심 임원으로 후계 기반을 다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이자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장손인 의선씨(31)는 작년말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해 구매실장을 맡고 있다. 둘째 사위 정태영씨(41)는 올해초 기아차 구매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양사의 핵심 요직을 오너 일가가 장악한 셈. 현대백화점 정몽근 회장의 장남 지선씨(30)도 올해 기획실장(이사)으로 승진했다.

▽중견그룹 후손의 움직임도 주목〓효성 조석래 회장의 아들 3명은 ㈜효성 전략본부에서 일하고 있다. 장남 현준씨(33)가 전무, 국제변호사인 차남 현문씨(32)가 상무, 3남 현상씨(30)가 이사 직함을 달고 그룹의 전체 흐름을 살피고 있다. 대림산업 이준용 회장의 장남인 이해욱상무(33)도 기획 업무를 맡아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삼양사 김상홍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윤 부회장과 삼환기업 최종환 명예회장의 장남인 최용권 회장 등도 후계 체제를 굳힌 채 활발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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