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가운데 지난해 20%가량을 차지했던 대학교수들이 올해엔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대신 고위관료 출신과 전문경영인, 전문직 종사자들이 영입되는 추세다. 이는 대학교수의 겸직 금지조항이 해소되지 않은 채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데다 현장경험을 가진 사람이 도움이 된다는 상장사들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사외이사에 선임된 인사로는 전직 장관과 전 청와대경제수석 등 고위관료 출신과 다양한 경력의 경영인이 두드러진다. 하나은행은 유상부 포철회장과 김응한 미시간대 석좌교수, 박용만 두산 전략기획본부 대표이사 등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화려한 사외이사 진용 갖추기는 특히 삼성, LG그룹 등 대기업 계열사에서 두드러진다. LG전자는 은행감독원장과 과학기술처장관을 역임한 김용진씨(한국조세연구원 자문위원)와 송병락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을, LG상사는 KDI부원장 출신인 엄봉성 박사(아이낸스닷컴 사장)를 선임했다. 김영찬 중앙대 공대학장, 이재형 액센츄어컨설팅 사장도 LG전자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LG홈쇼핑은 김종환 대한투자신탁 전 사장과 이명석 전 대구MBC사장을 영입했다.
참여연대측이 추천한 이사를 받아들이지 않은 삼성전자는 김석수 전 대법관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한 데 이어 이갑현 전 외환은행장, 아이콘 미디어랩의 요란 맘 사장을 새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고중석 전 헌법재판관도 삼성SDI의 새 사외이사.
삼성그룹 계열사인 에스원도 재경부 금융정책실장과 관세청장, 청와대경제수석을 역임한 김영섭씨를 ‘모셔’왔다. 삼성테크윈은 김두식 변호사, 이강명 수원대 교수, 김연식 ㈜SK 비상임 고문을, 제일제당은 기존 홍인기 전 증권거래소 이사장 외에 조경식 해양대 총장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해 사외이사진을 대폭 보강했다. 효성은 이경훈 전 대우 회장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상장사협의회측은 “기업들이 외풍을 막아주고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만한 인사들을 주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경향이며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