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한때 1300원 돌파…물가비상

  • 입력 2001년 3월 19일 19시 00분


원―달러환율이 급등(원화가치 급락)하면서 한때 1300원선을 돌파했다. 정부는 당분간 직간접적인 외환시장 개입은 하지 않을 방침이나 환율급등으로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리는 등 경제운영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6.9원 오른 1299.2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98년 11월17일 1304.50원을 기록한 이후 2년4개월 만의 최고치이다. 이날 환율은 장중 한때 1300.40원까지 올랐으나 원화환율 상승에 대한 정부의 경계발언과 엔―달러환율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다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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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이창복 외환시장과장은 “이날 원―달러환율은 엔―달러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다”며 “국내 달러수급요인이 양호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외환딜러들이 철저히 엔화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 하루였다”고 밝혔다.

이날 일본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0.81엔 오른 123.35엔으로 마감돼 22개월 만의 최고치(엔화가치 최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엔―달러환율은 미일 정상회담에서 ‘엔저(低)’를 용인할 것이라는 루머가 퍼지면서 123엔 중반대로 시작했다가 일본 재무성 관료의 부인발언으로 다시 123엔 초반대로 내려서는 등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외환시장 딜러들은 “엔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원―달러 환율의 1300원 돌파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1300원대에 올라선 뒤 급등세를 이어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19일 “외환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지금의 원화환율 상승은 국내 외환시장 수급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일본 엔화가치 약세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바로 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을 뜻을 비쳤다.

정부는 특히 원화와 엔화뿐만 아니라 동남아 및 유럽 각국 통화가 모두 미국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환율안정에 집착할 경우 오히려 국내제품의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순활·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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