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회장-신국환산자 '설전'

  • 입력 2001년 3월 23일 23시 35분


'미터냐 야드냐'

구본무(具本茂)LG회장과 신국환(辛國煥)산자부장관이 지난 22일밤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골프장 거리표시의 미터법 적용을 둘러싸고 한시간여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구회장은 이날 "정부가 골프장 거리표시를 모두 미터로 바꾸라고 한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며 문제를 제기했다. 신장관은 이에대해 도량형 표준화를 위해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회장은 "골프장의 야드표시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가 공인하고 있고, 미국에 수출하는 골프용품 역시 야드표시를 기본으로 하고있다" 면서 "정부가 세계추세에 역행하는 제도를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 며 불만을 나타냈다.

신장관은 구회장의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개혁이라는 게 이렇게 힘들다" 면서 "통일된 원칙이 없으면 혼란이 일기 때문에 (미터법을)추진하는 것" 이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구회장은 "개혁이란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이뤄져야지, 세계시장에서 따돌림 당하는 일까지 벌이면 곤란하다" 고 되받았다는 것. 참석자들은 "골프장의 거리표시 문제보다 경제를 보는 정부와 기업의 시각차가 큰 것 같았다" 는 반응을 보였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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