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회장 사후 家臣들 묘한 발언

  • 입력 2001년 3월 26일 18시 34분


김윤규씨(왼쪽), 이익치씨
김윤규씨(왼쪽), 이익치씨
정주영(鄭周永) 전현대명예회장의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현대 가신(家臣)’들의 행보가 화제다.

초점은 김윤규(金潤圭) 현대건설 사장의 거취. 김사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내 거취문제에 대해) 마음을 비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 발언을 “자진사퇴하겠다는 뜻보다는 회사측 결정에 따르겠다는 의미에 무게를 두어달라”고 말해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현대건설은 29일 주총을 열고 새 경영진을 구성할 계획이다. 현대 고위관계자는 “현대건설 새 사장에 현대계열사 부사장 중 1명과 현대건설 사장을 역임한 전직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가신으로 불렸던 이익치(李益治) 전현대증권 회장도 24일 청운동 빈소와 영결식에 참석해 시선을 끌었다. 그는 주변 인사들에게 “미국 보스턴 소재 한 학교에서 어학코스를 밟고 있다”며 “왕회장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할 정도로 잘못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자신이 현대그룹의 유동성위기를 가져온 ‘원인 제공자’로 거론되는 현대 일각의 분위기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을 끌고 있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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