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본 A&D]A&D 수법

  • 입력 2001년 3월 26일 18시 38분


A&D란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굴뚝기업을 인수해 인터넷 중심기업으로 새로 태어나도록 하는 방식으로 흔히 진행된다. 굴뚝기업 인수는 곧 코스닥등록을 의미해 ‘뒷문등록(Back door Listing)’이라고 불린다. 다음은 모 벤처 인큐베이션 회사에서 A&D를 담당했던 A씨의 설명.

A&D의 첫 단계는 적당한 굴뚝기업 물색. 보일러업체인 파워텍(리타워텍이 인수)이나섬유업체인 신안화섬(IHIC가 인수)처럼 사양산업이어서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으면 적당하다. 고령(高齡)의 대주주가 지분의 70∼80%를 갖고 있으면 더욱 좋다. “시장가격은 주당 1만원대지만 지분을 몽땅 5만원대에 사주겠다”고 요구할 때 쉽게 주식을 팔기 때문이다.

때로는 경영권이 확보되는 50% 가량만 공시하고 나머지는 제3자 이름으로 감춰두기도 한다. 또 펀드매니저나 투자자문회사 등 영향력 있는 시장세력에 주식 일부를 싼값에 넘겨 ‘우호 세력’을 만들기도 한다. ‘인터넷 기업으로 변신한다’는 발표가 뒤따른다. 그러나 계획대로 변신이 쉬운 것은 아니어서 성공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주가는 발표 전에 올라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차명분산을 해뒀다면 차명분만 팔고 공시해둔 50%지분은 그대로 보유한다. ‘주가가 오르는데도 대주주가 지분을 팔지 않고 경영에만 전념한다’는 인상도 줄 수 있다는 것.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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