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다. 로저.”
29일 새벽 4시40분 인천국제공항 한가운데 우뚝 선 관제탑. 방콕에서 245명의 승객을 태우고 들어오는 아시아나 항공 OZ3423편 노은상기장(42)이 착륙허가를 요청하자 관제사 하후호씨(30)는 침착하게 착륙을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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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뒤 인천국제공항 남쪽 10마일 상공에서 비행기가 어둠을 가르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 항공기는 어둠을 밝히는 활주로 유도등을 따라 접근한 뒤 관제탑의 유도에 따라 서서히 고도를 낮추다가 4시46분경 사뿐히 내려앉았다.
인천국제공항의 하늘길이 지구촌을 향해 열리는 순간이었다. 관제실은 ‘인천국제공항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첫 항공기의 착륙을 축하하는 박수와 환호로 가득 찼다. 첫 도착 승객들은 밝고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어 오전 8시30분 대한항공 KE621편(기장 고종만·41)이 승객 278명을 태우고 필리핀 마닐라를 향해 처음으로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 올라 이륙 1호를 기록했다.
이날 큰 시스템 오류는 발생하지 않았다. 시스템 대부분이 준자동 또는 수동으로 운영해 에러 발생 요인을 ‘차단’했기 때문. 대부분의 승객들은 한국인의 자긍심을 느끼게 해주는 새 공항의 위용에 만족해했으며 동북아 중추공항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공항 내 편의시설과 안내 표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귀빈실을 처음으로 이용한 국내 VIP는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으로 다음달 1일 쿠바에서 열리는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참석차 출국했다. 이에 앞서 오전 11시에는 기욤 룩셈부르크 대공세자가 귀빈실의 첫 이용객이 됐다.
<박정규·송진흡기자>jangkung@donga.com